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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 내린 새미는 시선을 어디에다 둘지 몰라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는 동서남북으로 분주하게 움직이는 새미의 발에 웃음이 났다.
“왜 그래? 촌사람이야?” “여기는 언니들 패션이 세련되고 멋있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아? 네온사인의 밤 풍경도 예쁘다.” “강남역 처음 왔어?” “낮에는 여기 빵집 앞에 온 적 있어. 그런데 밤에는 처음이야. 너무 화려해서 눈이 아플 정도야.” “촌티는 그만 내라. 내가 창피하니까.” “칫.”
새미는 횡단보도 앞에서 화려한 네온사인의 글자를 보며 계속 감탄했다. 글자체가 독특하다느니, 색깔이 예쁘다느니, 가게가 멋지다느니.
신호가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자 바로 보이는 빌딩.
“여기가 HHC야.” 새미의 눈과 입이 동시에 확장했다. 제일 먼저 옥상에 있는 대형 광고판을 보고 마네킹처럼 굳었다.
“저게 뭐야?” “광고판에 소속 가수를 홍보하고 있네.” “TV에서 저 오빠랑 언니 본 적 있어. 여기서 보니까 더 신기하다.” “시골 할아버지도 64빌딩 보고 이렇게 놀라지는 않겠다. 아주 창피해 죽겠어.” “건물이 웅장하다.” “빨리 들어가자.” 나는 새미 손을 잡아 강제로 이끌었다. 물음표 살인마의 질문이 시작됐다.
“성욱이 오빠 건물이야?” “그래.” 오픈홀덤
“돈 정말 많이 벌었네. 가수 해서 이렇게 돈을 많이 번 거야?” “태어날 때부터 돈을 입에 물었어. 괜히 재벌 자제겠니?”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회사가 망할 일은 없겠다. 그치, 오빠?” “빨리 올라가자.” 새미는 말끔한 벽을 손으로 훑으면서 계단을 올라갔다. 2층에 올라가자 한 무리의 연습생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보였다. 새미는 얼굴을 유리에 대고 유심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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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워?”

“나도 빨리 연습하고 싶다.” “곧 그렇게 될 거야. 올라가자. 성욱이 기다리고 있어.” 나는 새미 소매를 잡고 3층으로 올라갔다. 여기서 새미는 또 호기심이 발동했다. 유리 너머로 보이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공간.
“여기는 뭐야?” “휴게실과 수면실, 회의실이 있어.” “들어가고 싶다.” “주인 허락 없이 들어가면 위법이야. 계약하면 실컷 볼 수 있으니까 일단 4층에 올라가자.” 새미의 몸은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눈은 3층에서 떠나지 않았다.
“너도 참…….” “휴게실이 아니라 호텔 같아.” “빨리 가자니까 이러다가 성욱이 화 나서 계약 취소하겠어.” “그래?”
새미는 내 앞을 앞서가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4층에 도착하자 미리 나온 하성욱이 반갑게 맞이했다.
“새미야, 반갑다.” “헉. 안녕하세요?” 새미는 예상하지 못한 하성욱의 등장에 깜짝 놀랐다.
“그렇게 뛰어올 필요 없는데.” “아……. 네.”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회사가 아직 어수선해서 약속을 미뤘어.” “괜찮아요. 저도 바빴으니까요.” “대학 합격한 거 축하해. 공부도 열심히 했구나.” “고맙습니다.” “들어가자.” 하성욱 안내로 안으로 들어가자 전보다 더 많은 직원이 일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조금씩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 보였다.
“사람을 더 많이 뽑았네.” “올해는 도약해야지. 관리하는 가수가 늘었어.” HHC의 소속 가수는 댄스 그룹과 발라드 가수로 나뉘었다. 최근에는 혼성 듀오가 방송에 많이 나왔고, 댄스 그룹도 간간이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직원들과 눈인사를 나누고 대표실 안으로 들어갔다. 수연 세이프게임 이가 테이블에 음료수를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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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미 왔구나.” “수연이 언니, 안녕하세요?” “더 예뻐졌네. 대학 합격 축하해.” “고맙습니다.” “앉아. 음료수도 마시고.” “음료수를 준비하라고 고급인력을 쓰는 거야?” 나는 하성욱을 얄밉게 쳐다봤다.
“나도 해. 이런 일은 직원 시키는 것보다는 우리가 하는 게 나아.” “오빠는 가끔 꼰대 같아.” “새미 말이 맞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해야지.” “참나. 내가 꼰대라니.” 나는 인정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분위기는 그렇게 형성돼 버렸다. 음료수를 마시는데 수연이가 작은 상자를 가지고 왔다.
“새미야, 대학 합격 축하해. 작은 축하 선물이야.” “네?”

“개인적으로 주는 거니까 부담 없이 받아도 돼.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상자. 새미는 당황스러워했다.
“제가 받아도 되나요?” “선물이니까 받아야지. 뜯어 봐. 마음에 드는지 모르겠다.” 새미는 내 눈치를 봤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들뜬 마음으로 포장지를 벗겨냈다. 코발트 빛에 사파이어 글라스가 감싼 손목시계. 마치 바다를 품은 것처럼 색상이 고왔다.
“어머! 이 시계는 되게 비싼 거잖아요.” “그렇게 비싸지는 않아. 내 마음이니까 부담 없이 받아.” “정말 고맙습니다.” 새미는 손목에 차고 팔을 흔들며 기쁨을 표시했다. 액션은 과했고, 표정도 지나쳤다. 저렇게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것은 새미의 장점이었다. 상대에게 제 감정이 어떻다는 걸 명확하게 드러내니까 대처하기가 쉬웠다. 지금은 매우 행복하다는 걸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마음에 드니?” “네. 아주 마음에 들어 세이프파워볼 요. 감사합니다.” “이제 새미 노래 들어볼 수 있을까?” “그럼요.”
하성욱은 기타를 가지고 새미 앞에 놓았다.
“기타도 친다고 했지? 편하게 불러 봐.” “아무 노래나 해도 되죠?” “물론.”
“제가 만든 노래 할게요.” “노래도 만들 줄 아니?” “틈틈이 만든 노래가 있어요.” 나는 지켜보기만 했다. 새미가 작곡 공부를 했다고 말해줄 수 있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새미였다. 조율되는 기타. 새미는 코드를 잡고 천천히 전주를 시작했다.
나비의 날갯짓이 들리는 듯한 고운 선율, 그리고 얹히는 새미의 음성. 아직 봄이 멀었는데 따뜻한 햇볕과 새싹이 움트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담백한 가사와 청아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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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욱과 수연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연이는 어릴 때와는 다른 목소리에 놀랐을 것이고, 하성욱은 처음으로 새미의 노래를 들었기에 더욱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새미는 마지막 소절을 끝내고 부끄러운 듯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손뼉 소리가 길게 이어졌다.
“정말 잘하는구나. 가사도 네가 썼니?” “네.”
“세상에! 너는 천재구나. 당장 계약해야겠어.” “노래 정말 좋다. 너는 어떻게 이런 애를 숨겼냐?” “낭중지추(囊中之錐). 언젠가는 비집고 나오는 거야.” 나 또한 기분이 좋았다. 새미도 최선을 다해서 노래했고, 누구나 감탄할 정도로 여운이 오래 남았다.
“수연 씨, 계약서 가지고 와요.” “빨리 계약해야겠어요. 이러다 뺏길라.” 수연이가 계약서를 가지고 와 테이블 위에 놓았다.
“오빠, 계약서 봐야지.” “네가 봐야지. 너 파워볼사이트 도 이제 성인이잖아. 나는 나중에 확인할게.” “알았어.”
새미는 계약서를 천천히 훑어봤다. 나는 그동안 하성욱과 대화를 나눴다.
“최근에 소속사 가수가 방송에 많이 보이더라.” “홍보부장이 PR을 잘해. 그리고 아버지 덕도 있잖아. 은근히 방송에 광고를 넣고 있으니까.” “아버지가?” “조용히 응원하고 계신다.” “잘됐네. 체계는 잡힌 거야?” “지금은 완전체야. 노래, 춤 선생님도 있고, 작사가, 작곡가, 프로듀서도 확보했어. 매니저야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인맥은 많아.” “생각보다 경영 능력이 있네.” “하하하. 생각을 어떻게 했길래?” 사실 나는 하성욱의 경영 능력에 대해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다. 사업가 아버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학과 성적도 괜찮았다. 더욱이 가수 생활을 통해 기획사의 여러 면을 파악했을 것이기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내 생각보다 체계가 빨리 잡혀서 약간 놀랐다.
“생각은 내 마음대로 하는 거지. 하하하.” “오빠, 다 봤어. 나는 괜찮은 것 같아.” 나는 새미로부터 계약서를 넘겨받아 천천히 읽었다. 수익 배분 6:4부터 파격적이었다. 다른 기획사의 경우 8:2, 7:3으로 가수는 2~3의 비율로 가져갔다. 신인에게 40%의 비율을 주는 것은 혁신이었다. 투자금은 부채가 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고, 수익이 날 경우에만 제한다는 부칙이 있었다. 또한, 영수증 처리를 통해 명확하게 계산한다는 조항도 눈에 띄었다.
가수의 활동은 기획사의 일방적인 명령이 아니라 상호 협의에 기초한다는 문구도 혁명적이었다. 수익금 배분이 40%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활동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속 계약도 5년으로 짧았다.

얘가 이렇게 진보적이었나?
내가 오히려 하성욱 회사를 걱정할 정도였다.
“계약이 너무 짧은 거 아냐? 5년 동안 기껏 키웠는데 다른 기획사로 옮기면 어떡해?” “우리보다 좋은 회사가 있으면 떠나겠지. 잡을 생각 없어.” 자신감이었다. 하성욱은 HHC가 가장 좋은 대우를 해주는 회사라고 확신했다.
“오빠 사인해도 돼?” “하자.”
새미가 사인하고, 아직 만 19세가 되지 않아 나도 보호자 자격으로 사인했다.
“언제부터 나와야 하지?” “내일 당장이라도 레슨 선생님을 붙여줄 수 있어. 지금은 시간이 많으니까 자주 오면 좋지. 학기가 시작되면 시간은 조율해야 하고.” “저 내일부터 나올게요.” 새미의 마음은 급했다. 이제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으니 그 마음이 이해됐다.
“그러자. 우리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 만들자.” “네.” 세이프파워볼
내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새미가 꿈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마당이 펼쳐졌고, 내가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이 운영하는 회사라 걱정도 없다.
이제 새미의 미래는 내 손에서 떠났다.


[Make Special] 특별하게 만든다.
이 카피는 미국과 유럽에서 프푸 상품이 인기를 끄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환율이 내려가서 가격이 약간 올라갔지만, 브랜드 힘이 생기면서 매출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국내시장은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출에 신경을 썼다. 유럽 파워볼실시간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서 네 명의 해외사업부 직원을 더 뽑았다. 일본에 원단 수출도 정점을 찍고 있었다.
오전 회의를 끝내고 나는 민유진을 잠시 불렀다. 올해 시작과 동시에 그녀에게는 실장 직위를 부여했다.
“민 실장님, 올해는 패션쇼에 우리 제품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민 실장님이 주도해서 추진하기 바랍니다.” “신제품 개발은 항상 즐거운 일이죠. 소연 씨와 팀장님과 협의해서 준비하겠습니다.” “제가 늘 고마움을 가지고 있는 거 알죠?” “고마우면 보답하겠죠.” 민유진은 입술을 살짝 위로 올려 웃었다. 그녀가 말한 부탁이었다.


만약 민유진이 우리 회사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한숨이 나왔다. 그녀가 과감하게 디자인한 옷이 국내 여름 시장의 매출을 이끌었고, 유럽과 미국의 수출도 그녀의 디자인이 바탕이 됐다. 더욱이 그녀의 동생 민유필을 통해 해외 모델을 소개받아 광고를 찍었고, 최대의 효과를 냈다. 만약 민유진이 없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네. 저도 타이밍을 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다른 말씀 없 실시간파워볼 으시면 올라가 보겠습니다.” “수고하세요.” 민유진을 보내고 결재 서류를 확인했다.
하남에 있는 의류 공장. 많은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매물로 많이 나왔다. 기계들을 싼값에 사는 업자들이 많아졌는데 나는 공장과 직원 전체를 인수하기를 희망했다. 그중에서 가격이 싸고, 직원들이 적은 공장을 조사하라고 서형규에게 지시했고, 그는 하남에 있는 의류 공장이 적합하다고 보고서를 올렸다.
가격, 위치, 직원, 임금, 생산량 모두 제일 적합했다. 부족한 수출 물량을 채울 수 있고, 향후 국내 매출이 올라갈 때도 쓰임새가 있었다.
나는 직접 하남으로 이동해서 공장을 살핀 후 만족했다. 기계의 노후도 없었고, 벼랑 끝에 몰린 직원들의 일하려는 의지도 강했다. 나는 인수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오자 새미가 없었다. 엄마는 소파에 앉아 연속극을 보고 있었다.
“새미 안 왔어?” “저녁 먹고 온대.” “지금이 아홉 시가 넘었는데, 이 녀석 술 먹는 거 아닌가?” “곧 온다고 했어.” 나는 방으로 들어가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쟤가 왜 여기 왔지?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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