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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주님, 개축단 단장이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내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구경하러 가다가 아들렌의 말에 선회. 임시 천막 아래의 오우거에게로 향했다.
“엠블럼 배치는 어디에 하시겠습니까?” “아들렌?”
다른 던전은 어떠한지 모르기에 의견을 구하고자 그녀를 부르니.
“은신형 던전만 아니라면, 어디에 부착해도 괜찮습니다. 기능을 추가하기 전에는 단순한 상징물입니다.” 상징물 하니까 처음 사후세계에 떨어졌을 때 내게 큰 충격을 주었던 그것이 떠오른다.
‘거래소 옥상에서 돌아가던 동전.’ 그처럼 만들어 줄 수 있겠냐고 묻자.
“10분이면 충분합니다. 어이, 라스트 오더 들어왔다. 마무리하고 한잔하러 가자! 오늘은 내가 쏜다.” 우오오!
“공사가 끝난 뒤에 들어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죠.”
-야.
‘왜.’
-마그누엘라 불러주라.
‘볼 일도 없는데 뭐하러.’ 틈만 나면 불러 달라고 난리다. 현재 그녀는 짐을 가져오겠다며 레어로 돌아간 상황. 가면서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이걸 쳐서 자기를 부르라며 캐스터네츠처럼 생긴 물건을 줬다.
-이러기냐.
‘정신 차려. 질척대는 남자 별로인 거 몰라?’ -하, 꼴에 연애 한 번 해봤다고 선배인 척은.
첫 번째 이야기에서 여섯 살 때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다섯 살배기 아이와 커플 놀이를 한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지만, 당시에는 꽤 진지했었다. 로투스홀짝
‘그래서, 내 조언이 필요 없으시다?’ -크윽.
그 순간, 탑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운 3층 건물의 옥상에 그린 드래곤이 고래를 한 손으로 잡고 기계 고양이를 노려보는 엠블럼이 홀로그램처럼 나타나 느린 속도로 회전한다.
“어떻습니까?” “다 만족스럽습니다만, 탑과의 간격을 좀 더 넓힐 수 있겠습니까? 이곳은 우기가 잦아서 채집팀이 멀리서도 발견할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마나서치가 있는 구르미는 괜찮겠으나 나중에 배정될 채집형 하수인을 위해 기능을 추가하기로 결정.

“허어, 당신께 소속된 하수인들은 행복하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직접 건물의 외벽을 타고 올라가 허공에 네모난 판을 대고 뭔가를 조작하자 엠블럼이 둥실 떠오른다. 다시 벽을 타고 내려와 내 앞에선 오우거.
“날씨와 환경에 따라 빛의 강도나 높이가 조절되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완벽합니다.” “하하. 1년 안에 던전배틀 이외의 원인으로 던전이 손상되었을 시 무상으로 복원해드리고 있으니, 그런 일이 발생하면 부담 갖지 말고 중개소로 찾아오시길 바랍니다.” “그러죠. 고생하셨습니다. 가진 게 없어서 음료수 한잔 대접을 못 했네요.” “아유, 아닙니다. 아들렌 씨가 많이 챙겨주셨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개축단으로 북적이던 던전 주변이 한순간에 한산해진다. 그들의 모습이 안 보이자 얼른 발을 놀려 던전의 입구로 향했다.
“작네.”
내부야 어쨌건 외형은 작았다. 작은 상가 건물 수준.
“자원만 확보되면 증축 기능으로 얼마든지 늘릴 수 있습니다.” 아들렌의 말에 위안을 얻으며 주변을 도는데.
“어, 문이 없네요?” 날림 공사도 어느 정도가 있지.
“던전주에겐 모든 곳이 입구입니다. 손을 벽에 대어 보십시오.” 손을 대자 영화 하이포탈처럼 벽돌 문양의 외벽이 드륵드륵 거리며 좌우로 밀리더니 내가 통과할 정도의 크기의 구멍이 생겼다. 신기해하며 안으로 들어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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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속지만, 이번에도 속았다. 안은 광활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정도로 드넓었고 위로도 최소 50m는 되어 보인다.
“탑형 던전의 장점입니다. 이곳을 방과 통로로 채워서 적을-” 쾅!
아들렌의 조언을 귀담아듣는 중에, 뒤에서 거대한 물질이 착지하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홱 돌리니 커다란 발자국이 만들어낸 크레이터의 중심에서 녹색 머리칼의 여성이 부유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여기가 헤일로의 던전이야? 흐음.” “마그누엘라, 던전주님이라 칭하는 게 옳다.” 다가오던 그녀가 아들렌 앞에 선다.


“그가 만약 태생이 마족이었다면 그랬을 거야. 하지만.” 웃는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린 드래곤.

-허윽.
“플레이어잖아.” 마그누엘라와의 계약 후에 플레이어라는 사실 뿐만이 아니라 세 번째 비밀이야기에 대해서도 말했기에 여기 있는 두 사람은 과거에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 잘 알고 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들렌.” “하지만, 던전주님.” “음, 잠시 이쪽으로.” 의문의 눈으로 날 바라보며 내 손에 잡혀 마그누엘라와 거리를 벌린다.
“제 육체가 애시드 슬라임인 건 알지요?” “예.”
“이 몸에는 사실-” 애시드 레볼루션의 존재를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이 녀석이 마그누엘라를 좋아하고 있으며 던전주와 하수인이라는 관계에서는 사랑이 싹트기 힘드니 이해해달라고 하자.
“아아.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아들렌은 내 손을 붙잡으며 손등을 토닥인다. 왜 이래, 부담스럽게.
“불가능한 사랑에 도전하시는군요. 응원하겠습니다.” -뭐? 왜 불가능하다는 거냐. 물어봐!
녀석이 얼마나 급하면 내 팔 하나를 통째로 써서 자신의 머리로 변환하려 한다.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그러나 뒤에서 마그누엘라가 다가오자 쏜살처럼 되돌린다. 그녀는 깜빡이는 눈꺼풀 안으로 와인 잔을 닮은 기이하면서도 신비한 동공으로 나를 직시힌다.
-허윽.
허윽허윽 시끄러워죽겠네. 눈만 마주쳐도 저러면, 앞으로 어쩌려고 저러냐.
‘라임이 더 예쁘지 않나?’ -하, 거론하는 거 자체가 저분께 실례다.
미인인 건 알겠으나 그 정도는 아니다. 콩깍지가 제대로 씐 모양.
“별 것 아닙니다. 앞으로 던전주님을 이름으로 불러도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나서지 않자 아들렌이 물음에 답한다.
“헤일로에게 한 소리 들었어? 뭐, 좋아. 그런데 1층은 어떻게 꾸밀 계획이야?” 몸을 돌려 내가 연 구멍 안으로 들어가 고개를 휘휘 저으며 내부를 둘러보는 마그누엘라.
“일단 함정방과 교란용 갈림길을 배치하자 세이프게임 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결정된 건 아직 없다는 말이네. 자원 투자도 안 했지? 그러면, 이거 어때.” 마그누엘라의 입에서 나온 계획은 참신했으며 당혹스럽고, 유쾌했다.


*

“정말 1층을 그렇게 쓰실 겁니까?” 아들렌의 걱정어린 목소리.
“나쁘지 않다고 봐요. 그리고 하수인은 경험치를 쌓아야 강해진다죠?” “그야 그렇습니다만. 누가 봐도 마지막 층 최종 하수인을 1층에 배치하는 건, 도의적으로 조금.” 그렇다.
마그누엘라는 1층에 레어를 차렸다. 빈방이 몇 개나 필요하겠냐는 나의 물음에 그녀는.
‘알아서 할게. 이 상태 그대로 1층을 내게 할당해줬으면 좋겠어.’ -그래, 줘.
…….
층 하나를 통 채로 달란다. 백번 양보해서 절반 정도는 채집팀의 창고로 활용했으면 싶었으나 두 사람이 한 팀이 돼서 저러는데 어쩌겠는가. 속은 쓰려도 얼굴은 웃으며 수락.
그렇게 비어 있는 2층을 지나 3층에 도달. 핵의 방에 가서 사이언과 교감을 나눌까 하다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우선 윙을 불러내 사적단의 근황을 들어볼 요량이다.
“적어도 브레스는 잠금 해제 되어야 공격팀에 들어가겠다는데 어쩌겠어요.” “후우. 애시드 레볼루션 님을 믿는 수밖에 없겠군요.” “예?”
-어?
“사랑의 힘으로 마그누엘라를 제어하는 겁니다.” 얘보고 미인계를 쓰라는 건가. 눈빛만 마주쳐도 호흡곤란 오는 쑥맥인데?
-커험. 뭐, 맞는 말이지. 내가 마음만 먹으면 까짓거!
‘그 말 그대로 전해도 돼?’ -흡, 그, 그냥 해본 소리지 뭘 또 진지하게 그러냐.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쪽으로는 포기하세요. 다른 수단을 마련하는 게 나을 거예요.” “…종족의 차이는 넘기 어려운 벽이긴 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버려선 안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애시드 레볼루션님. 사랑은 쟁취하는 겁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슬픈 눈으로 변하는 아들렌. 묘하게 애시드 레볼루션에 몰입해 있다. 예전에 비슷한 상황이라도 있었던 걸까.
“여기서 신파를 찍어봐야 누구도 흥미를 갖지 않아요. 들어가죠.” “옳은 말씀입니다.” 드넓은 층의 중앙에 쓸쓸하게 자리한 두 개의 방 중 오른쪽 앞에 섰다.
[던전주의 방] 단순한 나무 팻말에 쓰인 방의 이름.
‘초라하네.’ -확실히 자원을 아낀 태가 나.
‘없는 걸 어쩌겠어.’ 끼익
기름칠도 안 되어 있는 건가.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옆에 크릭이 쪼그리고 앉아 있다. 세이프파워볼
아. 크릭 혼자서 만든 거였지….
사이언의 도움을 받았다 해도 부담인 건 사실. 녀석의 길쭉한 두개골을 쓰다듬은 후, 다음은 노동 하수인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방의 구석에 덩그러니 배치된 나무 의자에 앉아 손걸이를 톡톡 치자.
우웅
[던전 관리] [1. 현황] [2. 제작, 건설] [3. 하수인] [4. 랭킹 열람] [5. 서포터 호출] 정면에 창이 등장. 가시나무숲 던전에서 소소한 정보를 습득한 나였기에 놀라거나 하진 않았다.
현황을 누르자 [던전 현황] [1. 임무] [2. 재정] [3. 구조] [4. 식량] [5. 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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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외부 환경] 던전과 관련된 정보들이 주르륵 나열된다. 그중 임무를 터치.
[임무]
[하수인별 정렬] [1. 괴수:마충(30) – 임무 없음] [2. 괴이:구르미 – 썬 플라워 채집 중] [3. 괴수:마그누엘라 – 임무 없음] [4. 괴수:바이트 – 임무 없음] [5. 괴수:크릭 – 임무 없음] 구르미, 열심히 하고 있구나. 우리 던전의 복덩이다. 마그누엘라야 뭐 밑에서 짐 정리하고 있을 테고, 바이트는 계약이 성사된 시점에서 내 하수인으로 등록이 되었다. 크릭은 보다시피 문 옆에서 대기 중. 마충 서른 마리도 마찬가지로 던전 곳곳에 배치되어 침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다음.
[재정]
[청록석:198] [포인트:3011] [특산품:없음] 으음. 빈곤하다.
‘열심히 벌어야지.’ 자원을 알아서 수확하는 로봇을 샀기에 앞으로 거기에 노동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나머지 목록도 주욱 훑어보고 머리에 넣은 후에, 제작 및 건설 탭으로 이동.
[제작, 건설] [1. 방] 세이프파워볼
[2. 함정] [3. 시설] [4. 개조] [5.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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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증축] 방 배치라는 글자에 손가락 끝이 닿는 순간, 시점이 하늘로 끌려 올라가 3층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에 방 하나를 만들면 좋겠다고 사고하자 내가 구상한 사각형 형태의 방이 점선의 형태로 흐릿하게 생성되어 지정한 공간에 배치된다.
사이언도 던전주의 방을 만들 때 이런 과정을 거쳤을까.
방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비용이 달라졌다. 기본이 청록석 100개. 평수가 한 뼘씩 늘 때마다 100개가 더해진다. 방 사이를 잇는 기본 통로는 50개. 내친김에 함정 제작에 들어가 보니 함정용 큰 돌과 쇠가시, 벽에서 쏘아지는 화살, 움직이는 바닥 같은 건 아직 꿈도 못 꿀 정도로 비싸다.
‘잠깐만, 근데 함정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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