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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초기지 입장. 감정센터로 이동.] 철컹.
[KF-195995. 기체를 개방하라.] 기계고래와는 다른, 높은 톤의 음성.
탐색선의 천장이 열리고 사족 집게발이 나와 방석 채로 집어간다. 한동안 레일을 따라 이동하더니 새하얀 방에 청색 등불 아래에 놓였다.
[박사님. KGEF-000 예상 개체 감정 의뢰입니다.] [네가 해. 어차피 꽝일 텐데.] [위법입니다.] [깐깐하긴. 지성 체크 시퀀스 돌려. 박사 지시다.] [수행합니다.] 청색의 빛이 점멸한다.
[양성.]
[그렇지? 버려.] [양성입니다.] […양성?] 낡은 백의를 등지느러미에 걸친 안경 쓴 고래가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공중을 날아 내 곁으로 온다.
[이봐, 말할 수 있나?] ‘하겠냐.’ [부정적 신호 발생.] [오오오! 조수, 우리가 대체 얼마 만에 지성형을 보는 건가?] [17만 년 하고도 39년. 그러니까 박사님 태어난 이후로 처음입니다.] [나도 알아! 거기선 있는 척을 해줘야지. 하여튼 어린 것들은 감성이 없어.] [감성이란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입니다. 박사님의 기종보다 제가 최신형이므로 나은 감성능을 보유했다 자신합니다.] 감성에도 성능이 있을 줄이야. 심지어 그걸 한 단어로 줄였어.실시간파워볼


[어이고, 그러면 자네가 박사하지 왜 조수를 하고 있나?] […비합리적인 시스템.] [푸하핫. 헛소리는 치우고 이 친구랑 대화를 해봐야겠구만. 거기 돌멩이. 긴장하지 말고 기다려.] 박사의 몸에서 네발 집게가 나와 바닥을 톡 건드린다. 그러자 납작한 쇠판들이 겹겹이 쌓여 책상을 이뤘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상의 서랍을 열자 청진기가 나온다.
‘청진기?’ [박사님의 취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자네가 조수인 게야. 이걸 레트로 감성이라 하지.] 청진기를 조수 고래의 눈앞에서 흔드는 박사.
[저는 책상을 말하는 겁니다. 왜 서랍에 일일이 극소형 워프게이트를 설치하는 사치를 부리십니까.] [내 돈으로 내가 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네가 마누라야?] [수치심이 느껴집니다.] [알게 뭐야. 신고하던가! 나도 감정센터 때려치우고 17만 년간 모은 돈으로 소행성 하나 사서 유유자적 살고 좋지 뭐.] […놈팡이 같으니.] [조수, 뭐라고 했나?] [예, 했습니다. 잘 듣지 그러셨습니까.] [뭐!]

[이럴 때가 아닙니다. 어서 대화를 나누시지요. 박사님.] [너…. 말하지 않아도 그럴 참이었네. 자 이걸 돌멩이 배에다 대고…, ‘이봐 들리는가?’] ‘들리긴 진작부터 들렸다. 박사야말로 내 말이 들리나?’ [들리지, 들리고말고! 핫핫핫, 이봐 조수. 이제 우리 임무가 끝날지도 모르네.] [아직 모릅니다. 그 문구를 말씀하셔야 확실해집니다.] [어허, 기다리게. 기름도 뜸을 들여야 맛있는 법이야.] [뜸 들이면 오물이 됩니다. 정신 차리십시오. 박사님.] [자네가 영원히 조수인 이유가 거기에 있네. 나는 욕쟁이를 추천하지 않거든!] ‘바보들의 대화는 그만 듣고 싶으니 할 말이 있으면 빨리해. 나도 물어볼 게 많으니까.’ [의사가 이렇게 명확한 개체는 처음이로군. 좋아, ‘폐하의 심장을 적에게!’] ‘미친놈이, 적의 심장을 폐하께겠지. 내 심장을 왜-’ 어. 파워볼실시간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조수.]


[예, 박사님.] [연락 때려.] [어디로요.] [어디겠나.] [‘창조주’ 핫라인 열겠습니다.] 박사는 청진기를 떼고 나를 기계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더니 금수실이 놓인 방석을 꺼내 거기에 누인다.
[연결됐습니다. 제 몸으로 받습니까?] [내가 하지. 이 영광을 촬영해두게.] [알겠습니다. 10만 셀에 팔도록 하죠.] [지독하긴. ‘수신상태 양호, 연결합니다.’] [본 기체는 현 시각부터 ‘창조주’다. 그대가 P-95섹터 감정센터의 조수인가?] 익히 들어본 목소리.
[예, 창조주시여.] [이 크리스탈 조각이 ‘그 대사’를 번복했다고?] [예. 이 청진기로 저희 두 사람 모두 확실히 들었습니다.] [다시 확인하도록 하지.] 청진기가 다시 내 몸에 대어진다.
[폐하?]
‘케프?’

!
박사 고래의 입이 벌어진 채 다물어질 줄 모른다.
[죄송하지만, 확신할 수 없어서 다시 한번 여쭙겠습니다. 저와 폐하만이 아는 사실 하나만 알려주십시오.] ‘코드네임 좋아하던데. 이건 기억하나? 식별코드 M001-빌어먹을.’ [아버지!] ‘오냐, 아들아.’ 삐이이-
몸이 떨리는 고주파를 토해내는 케프. 세이프파워볼
[폐하, 무례를 용서하소서.] ‘되었다. 우리는 남이 아니지 않느냐.’ [폐하…!] 박사고래의 눈꺼풀이 찰각 소리를 내며 감긴다.
[모든 캣츠파이언에게 알린다. KGEF-000 탐색 임무를 중지한다. 반복한다. 탐색 임무 중지.] 츠즉
[창조주. 드디어 결심을 내리셨군요.] [아따, 거 벌써 포기하는 거요? 10년만 더 해보자니께.] [벌써? 벌써라는 말이 나오나? 무려 17만 년이다. 언제까지 있지도 않은 ‘황제’를 찾을 셈인가.] [으흐이, 황제는 있어야.] [헛소리!] [찾았다.] 두 사람의 다툼에 케프가 찬물을 끼얹는다.
[그게 정말이여?] […그럴 리가.] [사실이다.] [그럼 인쟈 다음 작전으로 넘어가는 거요?] [창조주, 아군의 형세가 불리함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황제’가 계신 지금. 우리에겐 승리뿐이다.] 아니, 나 실밥 좀 움직이는 게 전부야. 기대하면 곤란해.
[현 시간부로 ‘탈환 작전’을 준비한다.] [창조주!] [바로 고거지! 나는 애들 델꼬 먼저 가서 견제 놓고 있을라니까, 샬롯? 바로 텨 오그라잉.] [기다려!] 칙.


[탐색선은 지정된 전초기지로 귀환하여 기체를 전함으로 전환하라.] [‘알퐁 호링’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정찰선은 놈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게 각별히 주의하도록.] [마지막으로 나의 아버지이자 ‘황제’의 말씀을 전한다.] 나?
[폐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
17만 년이나 나를 기다린 사람들 앞에서 뭐라고 말해야 할까.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원색적이고 힘 빠지는 말을 바랐을 거라고 생각되진 않는다. 심중에 떠오르는 말을 고르고 골라 머릿속에 그린 칠판에 적으려는 순간, 서기관의 음성이 들렸다.
[중계자 접속 신호 감지] [중계자 : 마이클 본 트레져] [소속 신성 : 케스탈]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중계자 ‘마이클’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을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헤일로’의 방송 송출권을 따냈습니다! 요즘 페이퍼 롤의 시청은 완전 도둑이군요. 하하핫, 알겠습니다. 화면부터 비춰 보죠!] 케프는 중계자의 존재를 인지할 수 없는 모양. 여전히 나를 바라보는 자세 그대로다.
[쨘. 앗, 설마 이 작은 수정이 ‘헤일로’인가요? 이야, 이번에는 어떤 독특한 플레이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됩니다. 아차, 어쩌다 저런 모습이 되었는지부터 알아볼까요! 으흠, 흠. 와아, 오!] [여러분 대단하지 않나요? 메르생 씨에서 여기까지 이 년 만에 왔네요. 게다가 고향별을 자력으로 탈출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요? 아닙니다. 눈앞에 증거가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헤일로에 열광하는 이유가 이런 거짓말 같은 플레이 때문이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지 지켜보죠. 역시 흥 파워볼사이트 미진진합니다. 하하핫!] 목소리만 들리는 데도 정신없다.
‘중계자 들이라고 허락한 적 없는데.’ 정식 이야기에서는 일일이 내게 허락을 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장물, 비밀 이야기라 출입도 자유로운 거구나.’ 방송권을 따내느라 대가를 치렀다고 하는 걸 보니, 시청은 알면서도 묵인하는 느낌이고. 뒷돈 같은 걸 받았나.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어.’ [폐하?]
그래, 대답부터 해야지.


‘그대들은 지금까지 몇 번의 패배를 겪었지?’ [그대들은 지금까지 몇 번의 패배를 겪었지?] 내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케프.
진화 게이지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치직
[저 우주의 별보다 많수.] [단 한 번도 승리의 함성을 지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정말 ‘황제’라면 저희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습니까.] [샬롯, 무례하다.] [죄송합니다. 창조주님. 그러나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입니다.] [저는 Z-31섹터 군단장 벡터토스입니다. 샬롯 참모장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 역시 동의합니다.] [동의 합니다.] 기계에 감정이 없다고 단정한 누군가는 아마도 과학이 진보하지 못한 세계에 나고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저렇게 단순한 어조에 분노를 담기란, 감정의 동물인 인간도 쉽지 않다.
‘잘 되었어.’ [잘 되었어.] [그게 말이여 기름똥이여.] [저희가 당신을 찾기 위해 노력한 시간을 무엇으로 여기시는 겁니까!] [아무리 ‘황제’라 하여도!] ‘과인은 전패 일 승의 총사령관이자 마지막 전장의 승리자이다.’ [과인은 전패 일 승의 총사령관이자 마지막 전장의 승리자이다.] ‘그대들이 지금껏 패해왔던 것은.] [그대들이 지금껏 패해왔던 것은.] [성장 조건 만족] [파 어웨이 더스트 -> 미지의 크리스탈 더스트] [성장 특전 선택] [1. 의지전달] [2. 염…] 타이밍이 좋다. 나머지 보기는 열지도 않고 세이프파워볼 의지전달을 선택.


“과인의 승리를 위함이니라.” [조롱하려는-] “패배의 끝에서 승리의 깃발을 흔드는 것은 과인이다. 그리고 과인을 따르는 아들이다. 그리고 아들 따르는 그대들이다.” 츠즉
“과인을 찾아주어 고맙구나. 그대들에게 승리로 보답하마.” [저희가, 정말 믿어도 되겠습니까.] [무례하다 하였다. 샬롯.] “신뢰를 허락한다.” 츠즉
“그간, 고생했노라.” [으흑.]
츠즈즉
채널이 찢긴다는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으나, 지금이 딱 그렇다. 케프가 처음 나를 인지하고 울었던 그 음파가 모든 채널에서 들려왔다.
[…참모총장 샬롯입니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저는 거 들이받는 애들 대장이라우. 앞으로 잘 부탁드것수. 미리 말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황제’님을 믿었구먼.] [프랑크. 폐하께 예의를 갖춰라.] [시끄러, 나는 너처럼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단 말여.] 또 통신이 번잡해지려 하자 케프가 나섰다.

[폐하께서 피로하신 듯하니, 이만하지. 각자 작전 준비에 전력을 기울이도록.] [예. 창조주님.] [알것수.] [폐하, 제가 곧 여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옵소서.] “그리하라.” 박사 고래의 몸이 덜컹, 하더니 고개를 휘휘 젓고는 계속 옆에 있던 조수 고래를 바라본다.
[찍었냐?] [잠깐만요. 눈에 흐르는 기름 좀 닦고요.] [정말 ‘황제’가 맞던?] [닥쳐.]
[뭐?]
[한낱 박사 따위에게 정체를 의심받을 분이 아니다!] [너 왜 그러냐.] [이리 내놔. 덜떨어진 박사 같으니.] [어…?]
책상 앞에서 박사를 밀어내고 떨리는 기계손으로 내가 놓인 방석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 조수 고래는 하얀 방을 나왔다. 세이프게임
[불 켜]
딱, 소리와 함께 불이 켜졌다. 평범한 가정집의 거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하나 다른 점이라면 방의 중앙에 수조가 자리했다는 것 정도.
‘인간으로 치면 저게 소파로군.’ 케프를 만났다. 고로, 자연스럽게 그 녀석이 떠오른다.
‘탈환 작전이라.’ [저 폐하. 몇 가지 여쭈어봐도 괜찮겠습니까?] 박사 고래가 조수 고래의 경계를 받으며 다가왔다.
“허한다.” [지금까지 어디 계셨던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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