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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이 보우하사’ 손낚시의 전설이라 전해지는 낚시꾼, 강태공.
그가 찌를 드리우면 전 해역에서 각종 어류가 몰려들었다.
스킬을 사용하면 그가 가지고 있던 낚시의 지식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더하여, ‘희귀 어종 발견 확률’과 ‘낚싯줄의 강도’가 추가로 상승한다.
이 상승치는 스킬의 Lv에 비례한다.
2차 보상으로 획득한 스킬입니다.] 정동이 찾아낸 스킬은 바로 ‘강태공이 보우하사’였다.
그러나 남은 Sp는 단 1뿐. 이걸 배운다고 해서 다금바리를 낚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밑져야 본전. 남은 선택지는 없었다.
‘나 PD……. 내 꼭 복수하리다.’ 밑도 끝도 없이 땅끝으로 끌고 와 배를 태운 걸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밥도 안 주고 직접 낚시를 해서 먹으라니.
나 PD는 모르겠지만 정동에게는 비장의 한 수가 남아 있었다.
‘요즘 Sp가 가뭄이라 아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단 1 Lv만으로도 일류 셰프급의 실력을 가져다주었던 요리 스킬의 전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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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은 자신의 능력을 믿어 보기로 마음먹고는, 마지막 남은 Sp를 ‘강태공이 보우하사’에 때려 넣었다.
그 즉시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엄습해 오는 극심한 두통.
“크아아아!” 세이프파워볼
이전의 스킬들로 경험이 있던 정동이었지만, 이 두통은 익숙해질 수 있는 급이 아니었다.
가만히 허공을 보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신음하며 쓰러지자 투덜대며 낚시 중이던 다른 출연자들이 정동의 주위로 몰려들었다.
“정동 씨, 정동 씨 왜 그래요. 괜찮아요?” 가장 먼저 다가와 쓰러진 정동을 부축해 주는 김용화.

정동은 그의 손을 잡고 겨우 일어나 배 난간에 걸터앉았다.
“후……. 후……. 괜찮습니다. 잠깐 편두통이 심하게 와서……. 진짜 괜찮아요.” 촬영에 폐가 될 게 분명하여 최대한 참아 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역시……. 2차 스킬을 사용할 때는 항상 조심해야겠어.’ 나 PD까지 달려들어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정동은 잠시 쉬었더니 멀쩡해졌다며 모두를 진정시켰다.
“저, 진짜 괜찮아요. 걱정해 줘서 고맙고요. 그럼 다시 촬영 재개하시죠.” “정동 씨, 진짜 괜찮은 거 맞죠? 정 힘들면 말해요. 편집으로 중간에 빠진 것 정도는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알았어요. 고마워요, PD님.” 그렇게 재개된 촬영. 정동은 스킬로 습득한 지식과 노하우가 있었다.
그가 자신의 낚싯바늘에 미끼로 제공된 새우를 쑥 끼자, 옆에서 끙끙대던 노시민이 놀라 물었다.
“정동 씨, 낚시 해 본 적 있어요? 난 자꾸 끼어도 쑥 빠지던데 정동 씨 건 스무스하게 들어가네.” 정동은 대강 둘러댔다.
“그냥……. 취미로 조금…….”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들고 뱃머리로 올라간 정동은 팔을 뒤로 젖혀 능숙하게 캐스팅했다.
휘리릭. 오픈홀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낚싯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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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출연자들이 던졌을 때는 5m가 고작이던 캐스팅이 정동이 던지니 15m를 우습게 날아간다.
그 모습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는 사람들과 나 PD.
“뭐야, 정동 씨 낚시도 할 줄 알았어? 그런 소리는 못 들었는데……. 뭐, 그래도 상관없겠지. 선장님이 오늘 뭘 잡으면 기적이라고 하셨으니.” 오늘은 나 PD가 특별히 고르고 고른, 물고기 없고 낚시 안 되는 날.
해가 떨어져 검게만 보이는 바다에 둥둥 떠 있는 붉은색 찌.
정동은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며 손에 느껴지는 미세한 감각에 정신을 집중했다.
‘조금……. 더 확실히 하는 게 좋겠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이대로 스킬의 효과가 다 되면 그대로 게임 끝.
정동은 조금이라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에게 ‘집중력 증강’ 스킬을 사용했다.

지금의 ‘집중력 증강’은 5 Lv. 상당히 높은 레벨의 스킬이었기에 정동의 집중력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다른 출연자들도 갑자기 바뀐 정동에게 놀라면서도 신기하다며 그의 주변을 기웃거렸다.
그러나 정동에게는 그런 그들이 보이지 않았다.
온몸의 감각을 낚싯대를 잡은 손끝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아주 미세한 떨림이 찌를 타고 전해지자 정동은 낚싯대를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자 완전히 팽팽해져 이리저리 움직이는 낚싯줄.
“히트! 히트다, 히트!” 무언가가 걸렸다. 게다가 상당히 묵직하다.
정동은 낑낑대면서 릴을 감았지만 걸린 녀석의 힘이 워낙에 좋아서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정동에게는 강태공의 노하우가 있었기에, 일부러 풀어 주다 다시 확 감는 기법을 사용하며 녀석의 기운을 뺀 뒤 천천히 끌어당겼다.
“용화 씨! 뜰채 가져와요, 뜰채!” “네……. 네!” 선장에게 수소문해 뜰채를 들고 달려오는 김용화. 정동은 다 잡힌 녀석을 조심스레 들어 뜰채에 담아 들어 배 위에 던져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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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닥. 파닥. 파다다닥.
갑판 위에 던져져 이리저리 날뛰는 생선. 놀란 토끼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던 향교익이 소리쳤다.
“이거……. 농어잖아. 그것도 길이 보니까 최소 10짜. 1m는 훨씬 넘어 보이는데. 이걸 낚시로 잡았다고?” 성인 남성 팔뚝보다 길고 큰 농어. 정동은 능숙하게 녀석의 아가미를 잡아 선장에게 건넸다. 로투스홀짝
“배 안에 저장고 있죠. 거기에 넣어 주시겠어요?” 분명 아까는 햇병아리 그 자체였는데.
지금 정동에게 느껴지는 포스는 수십 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프로 낚시꾼이었다.
“그……. 그랴.” 선장은 떨리는 손으로 농어를 받아 배 안의 저장고에 넣어 놓았다.

사실 지금 이 정도 크기의 농어를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낚시 잡지 표지감이다.
“나 PD님, 우리 양심적으로 정동 씨가 이 정도 했으면 인정해 줘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러나 자신의 카드를 내기에 걸었기에 나 PD는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정동 씨가 엄청난 대물을 낚은 건 인정합니다. 그런데 저는 분명 다금바리라고 했습니다.” “저……. 아……. 나 PD, 진짜!” 출연자들은 협상을 해 보려 했지만 나 PD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정동은 다시 뱃머리로 돌아가 낚싯줄을 드리우고 정신을 집중했다.
“한 번만……. 한 번만이면 된다. 제발 다금바리를…….” 자신이 한 번만 성공하면 나 PD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을뿐더러 동료들을 쉬게 할 수 있다.
출연자들은 이제 자신의 낚싯대는 전부 내팽개치고 정동의 옆에 딱 붙어 숨을 죽이고 있었다.
물론 그 사이에는 나 PD와 선장도 끼어 있었다.
‘설마……. 설마 성공하는 거 아니겠지? 에이 설마. 그럴 리가 없잖아……. 농어는 단지 우연이겠지.’ 이상하게 정동이 다금바리를 잡고 자신을 바라보는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나 PD.
그는 카드 값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눈앞에 그려지는 불길한 예감을 부정했다.
얼마 동안의 침묵이 흘렀을까.
정동이 갑자기 큰 숨을 들이쉬며 낚싯대를 잡아 올리더니 위태롭게 휘청거렸다.
“히트! 이번 놈은 아까랑 비교도 안 돼요. 힘이 미쳤어요!” 구명조끼를 입고 있기는 했지만 당장이라도 바다로 빠질 듯 미끼를 문 녀석에게 끌려다니는 정동.
“에잇, 정동 씨. 내가 잡아 줄게요!” 김용화가 뛰어가 정동의 허리를 잡자, 나머지 출연자들도 같이 뛰어들어 서로를 지탱하며 낚싯줄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풀리기만 하던 릴이 천천히 감기기 시작했다.
“우와, 이거 손맛이…….” 당장이라도 바다로 끌려 들어갈 것 같은 엄청난 손맛. 그렇게 성인 남성들이 한참을 낑낑댄 결과, 겨우 녀석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릴 수 있었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새빨간 비늘. 오목한 입이 돔과 닮았지만 더 길쭉한 몸체.
녀석의 정체를 한눈에 파악한 향교익은 흥에 겨워 소리 질렀다.
“다금바리! 다금바리다! 진짜 자연산 다금바리!” 금세 축제 분위기가 된 배 위. 다들 힘든 줄도 모르고 소리쳐 댔다.


“어이, 나 PD! 난 우리 정동 씨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확인해 봐. 진짜 맞지?” 노시민의 도발에 나 PD는 애써 현실을 부정하려 했다.
“아니, 상식적으로 이게 말이……. 저기 선장님, 저거 확인 좀 해 주세요. 진짜 다금바리예요?” 마지막 희망으로 부여잡은 선장이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배만 40년을 탔는디, 저건 무조건 다금바리여라. 어디…….” 어디에선가 줄자를 가져와서 길이를 재는 선장. 로투스바카라
“1메다 58. 거의 16짜. 이야……. 이 정도면 그냥 생선이 아니라 요물이여. 지금 이 시기에 이게 잡혔다는 건, 용왕님이 보내 줬다고밖에 할 수 없는 거여. 이게 진짜 귀한 거여……. 시장에 내다 팔면 기본 기백만 원은 나올 것인디.” 쐐기를 박아 버리는 선장.
마지막 보루가 무너진 나 PD는 절규했다.
“자, 나 PD. 빨리 배를 육지로 돌리실까.” “그렇지. 카드도 내놓으셔야지. 저기 스태프분들, 오늘은 PD님이 쏘신답니다! 회 먹으러 갑시다, 회!” “진짜요? 우와아아아!” 스태프들 사이에서도 터져 나오는 함성 소리.
“오케이, 오케이. 다금바리 인정! 그런데 이건 아세요. 저는 바로 보내 드린다는 소리는 안 했습니다.” 나 PD는 끝까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어이, 그렇다는 건…….” “잡은 생선으로 여기서 저녁 드시고 가시죠. 제가 혹시 몰라서 간단한 조리 도구는 준비해 두었습니다.” 혹시나 작은 우럭이라도 잡을까 싶어서 미리 조리 도구를 준비해 두기는 했다.
그러나 나 PD가 알기에 출연자들 중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상황.
향교익이 있기는 했지만 살아서 팔딱대는 이 커다란 생선들을 조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분량이 어느 정도는 나오겠지……. 이렇게라도…….’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정동의 ‘손만 대도 맛있어’ 스킬이 무려 3 Lv이라는 것.

대물 농어와 다금바리를 낚아 출연자들 사이에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정동이 다시금 나섰다.
“칼과 도마. 그리고 버너와 냄비, 물은 있으시죠? 간단한 조미료 같은 것도 있을 테고.” “그 정도 도구와 매운탕 재료, 초장 같은 건 있습니다만……. 정동 씨 설마?” 이어진 대답에 나 PD는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 수밖에 없었다.
“제가 요리하죠. 농어는 통으로 사용해서 맑은탕으로, 다금바리는 회를 치면 되겠죠?” 선장님이 가져다주신 투박한 칼과 도마.
정동은 농어와 다금바리의 심장을 찔러서 바닷물에 담가 피를 뺀 다음, 능숙한 손놀림으로 비늘을 벗기기 시작했다.
생선 손질용 사시미 칼이 아닌, 날도 서지 않는 평범한 주방용 칼이었지만 전문 도구라도 사용한 듯이 비늘이 싹싹 벗겨져 나갔다.


“비늘을 벗긴 다음에는, 이제 배를 따면 됩니다. 이건 EOS파워볼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저는 이번에 등따기를 할 겁니다.” 하나하나 설명하며 생선을 해체하는 정동과,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
얼마 지나지 않아 농어 한 마리가 내장과 살이 분리되어 완벽하게 손질되었다.
“이것은 맑은탕에 넣어 먹을 수 있는 내장입니다. 떼 내고요, 이건 농어 쓸개인데 쓴맛이 나니까 버립니다. 그리고…….” 웬만한 일식 주방장처럼 칼을 놀리는 정동.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다 겨우 정신을 잡은 향교익이 물었다.
“아니……. 정동 씨……. 이런 건 어디서 배웠어요? 칼 잡는 것부터가 장난이 아닌데?” 그러나 정동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았다.
“그냥 취미로 조금…….” 그걸 바라보던 나 PD는 이번 회차의 촬영이 대성공한 것을 기뻐해야 할지, 곧 사라질 자신의 통장 잔고를 걱정해야 할지 고민했다.
“정동 씨……. 대체 정체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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