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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을 수락했다.
국장을 뒤흔드는 자… 라는 호칭은 누구 센스인지 몰라도.
드라마 캐스팅에서 호감도 15% 상승은 놓칠 수가 없다.
15%.
가끔은 배우를 보자마자 선택하게 되는 캐스팅도 있지만.
또 반대로, 작감도 말로 설명 못 하는 어떤 인상, 혹은 잘 맞아떨어진 연기 한 줄로 갈리는 캐스팅도 있다.
거기에 15%면 충분히 압도적.
좋은 작품을 선점하는 데 얼마나 우위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자, 그 호칭을 얻기 위한 먹잇감이 방금 인사를 나눈 조성욱 국장인데.
〚국장의 악영향으로부터 윤예리를 보호하고 작품을 성공시키십시오.〛 악영향?
조성욱 국장이 무슨 짓을 한다는 건가?
물론 이미지에 얼룩이 묻은 천시아를 캐스팅한 시점에서 이미 악영향이지만.
“그게 끝이면 이런 미션이 나타나진 않겠지.” 중얼중얼.
일단 방송국 복도에 놓인 벤치에 앉아서 계속 생각을 이어 나갔는데.
“그렇다고 작품에 엄청 피해를 주지는 않을 텐데?” 왜냐하면.
MBS 드라마 국장이 자기 손으로 MBS 드라마를 망치지 않을 테니까.
이번 드라마는 MBS가 공들여 추진하는 작품이다. 더구나 50주년 기념 프로그램이었던 뉴스타 50의 우승자인 예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큼 반드시 체면을 세워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스스로 재를 뿌린다?
자기 경력에 오점을 남기면서? 세이프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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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니지.
선명도 낮은 사람들하고 여러 번 붙어 본 경험상, 자기 손해는 죽어도 보기 싫어하더라고.
이 드라마, 건드리지만 않으면 분명히 잘 된다.
회귀 전, 작감은 서로 으쌰으쌰 하면서 작품을 이끌고 나갔고.
성적은 훌륭했다.
그때와 작감은 그대로다.
한편 뉴스타 50의 판이 커졌던 만큼 드라마도 지원을 더 받고 있다.
회귀 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한데.
상태창의 문구가 걸리네.

나는 누가 뭐래도 내 취향이 우선이야.
국장 나름대로 배우 고르는 눈이 있을 텐데.
“천시아가 취향인 건가?” * * * 저녁이 되어.
“조 국장님, 우리 시아를 특히 아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남자가 조성욱 국장과 커피숍에 앉아서 대화 중이었다.
바로 천시아의 아버지, 천기영.
“시아 양에게는 재능이 있으니까요.” 조 국장은 앞에 놓인 에스프레소 잔을 들어 홀짝였다. ‘에스프레소라니.’ 사업을 하는 천기영 사장은 익숙하게 식사 겸 술자리로 유도하려고 했지만. 파워볼실시간
조성욱 국장의 픽은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파는 카페였다.
천 사장 자신도 포함해서, 이제는 아재들도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세상. 그래도 개중에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은 많이 못 봤는데.
‘역시 자기 취향이 확고한 사람이야. 이 사람 마음에 들 수 있었던 게 다행이지.’ 천기영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천 사장의 마음은 모르고 조 국장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시아 양 동생은 여전합니까?” 천시아의 동생, 천시영 말이었다.
그 질문에 천 사장의 얼굴로 그림자가 드리웠다. 조 국장의 동정을 끌어내기 위한 표정이기도 했고, 실제로도 천 사장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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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시영은 뉴스타 50의 진행 기간에 과거 학폭이 밝혀지면서.
“요즘은 집에만 있으면서 하루에 햄버거를 10개씩 먹습니다.” “으음.” “아예 애가 자기 관리를 놔 버렸어요.” “한창 떠오르다가 그랬으니 충격이 컸겠군요.” “맞습니다. 과거 일은 과거로 좀 묻어 두지, 그걸 굳이 끄집어내서 잘 살고 있는 애를……. 아비 입장에서 피눈물이 납니다.” 천기영은 자기 딸이 학폭이래 봤자 얼마나 괴롭혔겠느냐 하는 생각뿐이었다.
“애당초 언플을 이상하게 했던 J 엔터에서도 아무 책임을 안 지고 말입니다.” 전략을 잘못 짜서 자기 딸같이 빛나는 애를 망쳤으니.
장재열이 쫓겨난 게 고소하기 짝이 없었다.
“GO 엔터에서 접촉은 없고요?” “전혀 없습니다.” 있을 리가 없었다.
GO 엔터의 사업 스타일도 J 엔터와 비슷했다. 상품 가치가 떨어진 천시영에게 굳이 손을 내밀지는 않을 일이었다.
“그리고 시영이 있을 때 임직원들이 지금은 물갈이 중입니다. 원래 장재열 밑에 있던 사람들을 조금씩 내보낸다고 하더군요.” “흠.”
조 국장은 에스프레소를 홀짝 넘기면서, 머릿속으로는 우락부락한 얼굴 하나를 떠올렸다.
우천석이었나.
거기 이사가 방송국에 자주 얼굴 비췄었는데.
천 사장은 자신이 아는 정보를 계속 이야기했다.
“채동학 사장이야 어차피 얼굴마담이었고요. 거기 부사장이 사모펀드에서 박은 사람이라는데 그쪽이 실세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니까 시영이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 집에 연예인은 이제 시아 하나입니다. 국장님이 좀 돌봐 주십시오.” 천 사장의 결론은 그 방향이었다. GO 엔터 이야기를 길게 꺼낸 것도 천시아를 잘 봐 달라는 내용으로 가기 위한 것.
조 국장의 에스프레소 잔이 슬슬 바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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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는 내 라인이고, 작가는 워낙 이런 상황이 익숙한 베테랑입니다. 벌써 말을 해 뒀으니까 걱정 마세요.” 그의 말이 떨어지자, 천기영의 얼굴에 드디어 웃음이 걸렸다.
“국장님만 믿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우리 시아의 이 실시간파워볼
나인의 대표실.
나와 안 이사, 그리고 몇몇 직원들이 대본을 읽어 보고 있었다.
<어느 날 생각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걸그룹 멤버인 아리.
사생팬을 피하려다가 차에 치인 후로 가끔씩 사람들의 생각이 들리는 이상 현상을 겪는다.
문제는 그렇게 들리는 생각들이 아리를 너무 힘들게 한다는 것.
질투, 시샘, 미움 등등.
사람들 앞에 서야 할 아리가 이 위기를 견디고 세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내용이었다.
“장 작가님이 대본 기깔 나게 뽑으셨네.” 안 이사가 대본을 넘겨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같이 들어와 있는 신혜진 팀장을 향해서, “신 팀장은 어때요? 드라마 잘 안 봤었다고 했죠?”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베리걸즈를 맡으면서 연기 멤버들 덕분에 드라마를 좀 더 챙겨 보게 된 경우였다. 여러 관점이 듣고 싶어서 같이 대본을 읽어 보자고 했는데.
“저는 재미있는데요. 겉으로 하는 대사나 행동이 속마음이랑 대비도 잘 되는 것 같고요.” 맞는 말이었다.
서브텍스트가 좋았다. 대사나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과는 다른 이면의 생각이나 마음이 잘 전달되었다.
다른 직원들도 대본에 대해서 호평.
“예리가 맡을 은아리 역할도 매력적이에요.” “주인공한테 잘 몰아준 것 같은데요?” 특히, 이 드라마에 주인공으로 나올 예리의 비중을 만족스러워했다.
옆에서 이나라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 다양한 관점을 위해 대표실 안에 들어와 있었는데.
“천시아가 들어왔어도 역할에 이상은 없는데요? 여주가 훨씬 더 눈에 띄는걸요.” 역시 맞는 말. 천시아가 갑자기 들어와서 좀 몰아주나 싶었으나, 여주의 비중에 이상도 없고 집중도 잘 되어 있다.파워볼사이트
매끄럽네, 매끄러워.
장은주 작가는 이미 두세 번 대작을 낸 경력이 있는 스타 작가였다.
워낙 베테랑이라서 현장의 돌발적인 상황이나 PPL 등으로 대본을 수정해야 할 때도 유연하게 대처하고는 했다.
그녀의 경력을 떠올리며.


혼잣말을 내뱉었다.
“…이상한 데서 매끄러워.” 워낙 작은 목소리라 바로 옆의 이나라도 잘 못 듣고, “네? 뭐라고 하셨어요?” 라며 되물었다.
“장 작가님이 실력 발휘를 하셨다고요.” “아하, 네.” 실력 발휘.
나는 대본을 받아 읽자 알게 되었다. 회귀 전 주인공한테 있던 설정들이 몇 개 넘어갔다는 것을.
신경 안 쓰면 별것 아닌 설정들.
예를 들어, “천시아 캐릭터는 가끔 물건을 놓고 다니는 설정이 있네요.” 말하는 이나라도, 듣는 사람들도 전혀 주목하지 않는 설정들이다.
그런데 나는 전에 이 작품을 봤었단 말이지.
저 설정으로 인해 물건을 챙기러 다시 들어갔다가 중요 이벤트에 휘말리게 된다. 그게 아마 드라마 중반부였던 것 같은데.


이런 식이다.
지금 보면 별것 아닌 설정인데, 작품이 진행되면서 중요한 상황과 연결되는 설정들이.
“천시아 캐릭터에는 자잘한 설정들이 좀 있네.” 안 이사의 말처럼 천시아에게 몰려 있다.
장은주 작가님, 역시 베테랑이야.
이걸 이렇게 잘 처리해 내다니.
“대표님도 대본 마음에 드시는군요?” 이나라가 내 얼굴을 보며 웃었다.
아……. 내가 웃고 있었네.
“그것도 그거고….” “??”
“아무래도 가서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내가 직접 가서 엎어 볼까 싶어서 웃고 있었다. 사정을 모르는 안형석이 고개를 들었다.
“직접 가게? 작감 미팅?” “이렇게 잘 써 주 파워볼게임셨으니까? 은아 캐스팅 이야기 나오던 것도 답을 들어야겠고.” 매끄럽게 써 줬다고 매끄럽게 넘어가는 건 또 아니잖아.
”이번 작감 미팅은 언제 하죠?” “이틀 후 3시예요.” 이나라가 아무것도 보지 않고 기억만으로 대답했다.
“내가 직접 들어가겠습니다.” 이수광 감독, 장은주 작가.
이전에 일해 본 적 없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해 둬야겠어.

* * 그리고 이틀 후.
이수광 감독은 미리 들어온 장은주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하하하, 역시 노련한 작가님이세요. 대박, 대박입니다!” 장은주 작가의 능숙함에 감탄한 건 구은우만이 아니었다.
작품에 대해서 오래 이야기를 나눠 온 이수광 PD는 장 작가가 얼마나 매끄럽게 대본을 고쳤는지 알고 있었다.
“몰라요. 저는 어쨌든 국장님이 원하는 대로 해 드렸으니까 뒤는 감독님이 알아서 하세요.” 이 바닥에서 제법 굴러온 장 작가였다. 이런저런 개입이 들어오는 상황에 익숙. 더구나 관계가 괜찮은 조성욱 국장의 요청이라 이유를 묻지 않고 들어주었다.
혼자 속으로 갑자기 들어온 천시아와 관련이 있으려나 생각했지만, 그조차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요. 전체 돌아가는 건 제가 다 처리할 테니까 걱정 마시고 말씀드린 대로 대본만 잘 써 주세요.” “이번에도 잘했잖아요.” “잘하셨죠! 1~2화만 봐서는 이 설정들이 뒤에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전혀 티가 안 나는데요. 하하하.” 조성욱 국장의 라인에 들어간 이수광이었다. 평소 자신도 조성욱의 속을 알 수 없고, 가끔 내리는 외적인 지시들도 그 기준을 알 수 없어서 헷갈렸다.
이번에 천시아 건도 어떻게 처리하나 싶었는데, 장 작가의 손을 빌려서 잘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구대수 CP가 노발대발하긴 했는데.
팀은 구 CP 팀만 있는 게 아니었다.
곧 같은 CP로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머지않았다.
이때, 조연출이 들어왔다.
“감독님, 구은우 대표가 윤예리 양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아, 그래? 아까 말한 사무실로 모셔. 작가님, 가시죠.” 이수광이 장 작가와 함께 몸을 일으켰다. 즐거운 마음으로 사무실을 향해 그 문을 열자.
맞은편에는 꽤 경력이 있는 자신이 보기에도 강렬한 비주얼의 윤예리와.
어째서인지 싱글싱글 웃고 있는 구은우 대표가 앉아 있었다.
그가 악수를 위해 손을 뻗어 왔다.
“한번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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