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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조 의원, 수천억 원대의 금융 투자 사기 연루 혐의로 구속 수사.] 이것이 신문 1면을 장식한 기사의 제목이었고.
단순한 소환도 아니고 무려 구속 수사였다. 한 내부자가 빼도 박도 못 할 증거를 제출한 덕에 아무리 김현조 의원이라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 결과, 김현조가 속한 정당에서는 그를 구할 생각을 깔끔하게 포기.
피해를 최소화하는 쪽을 선택했다.
다선 의원인 김현조가 낭떠러지로 떠밀리는 이 순간. 파워볼사이트
[김현조 의원 아들인 배우 김재윤, 음주 폭행으로 입건] 아들조차 김현조의 등을 힘차게 밀어내는 지경이었다.
“아빠, 그럼 난 어떡해?” – 너 지금 어디냐.
“유치장 나와서 일단 기획사에 와 있어.” – 아빠는 지금 구속 되러 가는 길이다.
“그래도 아빠 정계 복귀할 수 있는 거지? 이거 아빠가 평소처럼 무마해 줘야 돼. 그래야 나 연예인 계속한다구.” – …이 등신을 내가 자식이라고.
와장창.
부자간의 정이고 뭐고 없는 판국이었다.
김재윤은 사장실에 같이 있던 유종수를 바라보았다.
“종수야, 어떻게 하지? 아빠가 안 될 것 같다는데?” “진짜? 그럼 어떻게 한다?” “야, 보면 기획사가 이런 거 처리해 주는 거 아니야? 언플도 하고?” “어, 그렇지. 그렇기는 한데…….” 유종수 역시 김재윤만 믿고, 정확히는 김재윤의 아버지만 믿고 일을 시작한 애송이였다. 김재윤보다는 연예계를 좀 더 잘 안다지만 이런 돌발 상황에 대처할 능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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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이잉.
“어? MBS다.” “MBS?” “구대수 CP. 잠시만.” 유종수는 전화에 집중했는데.
“네, CP님. 아… 이거 제가 잘 마무리… 어떻게요? 아… 방법을 찾아서….” 집중해 봤자 별로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하차라구요?!” MBS에서도 김재윤을 데리고 갈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 자식들이 나를 하차시켜? 종수야, 이거 어떻게 해야 되냐?” “그, 그러게.” “그러게는 무슨 그러게야! 회사가 뭘 어떻게 해야지!” “어, 그, 그래. 해 볼게.” 하지만 유종수의 머리에서는 전혀 다른 계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괜히 이 자식 사고에 말려들기 전에 적당히 손절 쳐야겠다.’ 이렇게 김재윤 주변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단 한 사람만이 이 모든 일들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었으니.
“작가님, 이제 괜찮으시죠? 걱정 마시고 대본 쓰시면 됩니다.” 기대진 작가의 작업실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는 구은우였다.
“대표님, 아니… 이런 상황을 예상한 거예요? 어떻게요?” “그냥 정보원이 있고…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고… 그런 거죠, 뭐.” 들었다기보다는 구은우가 회귀 전에 직접 본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기대진은 자신이 구은우에게 연줄을 잡으려는 거냐고 물었던 게 기억났다.
그때 구은우는 전혀 아니라고 했었는데.
순간 기대진의 뇌리에 어떤 생각이 스쳤다.
‘설마! 이미 있는 건가? 연줄?’ 전혀 진실과 다른 생각이었지만.
구은우가 그녀를 보며.
“비밀입니다. 비밀.” 하고 싱긋 웃어 버리니.
‘확실해. 그런 연줄이라니, 이 인간 도대체 뭐지?’ 그녀의 오해는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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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윤이 하차한 후 며칠이 지났다.
“으아아,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그 며칠 만에.
MBS 손정환 피디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핑퐁, 핑퐁, 핑퐁. 즐거운 탁구 경기.
작고 잘 튀어 오르는 공이 양쪽을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다만.
그 탁구공이 자기 자신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대수 CP님은 계속 J 엔터 배우를 미시는 거예요?” 옆에서 유세형 AD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손정환을 바라보았다.
“으으……. 스트레스…….” “어떻게 해요? 메인 남주네 회사에서는 꼭 자기 배우 써 달라고 난리인데.” “알아, 안다고.” 문제가 된 건 김재윤이 하차하고 비어 버린 서브 남주 자리였다.
이 자리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팽팽했는데.
탁구대의 한편에는 구대수 CP가 서 있었다.
김재윤이 하차하자마자 J 엔터에서 소속 배우를 제시했다. PPL도 한 건 물고 들어오니 구 CP 입장에서는 전혀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J 엔터랑 나인 엔터가 앙숙지간이라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어쨌든 이 작품을 나인에서 제작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배우 한 명까지 눈치를 볼 일은 아니었다.
구 CP의 반대편에는 남자 주인공의 소속사인 대세 엑터스가 있었다.
최초 작품이 불안 불안 했을 때에 도진우가 메인 남주 역할을 맡아 주었다. 그 의리를 저버릴 거냐며 압박을 가해 오고 있었다.
‘그럼 CP님하고 그쪽 회사하고 결판을 내면 되지…. 어째서 날….’ 탁구공으로 사용하고 있는가.
구대수 CP 역시 의리를 저버리는 건 부담이었고, 대세 엑터스 역시 PPL을 물어 오기는 무리였다.
결국 그 사이에서 손정환 피디가 쉴 새 없이 오가고 있었는데.
그냥 평온하게 주고받는 게 아니었다. 실시간파워볼
“야! 손정환! 네가 PD가 되어서 이런 걸 잘 설득을 해야지!” 구대수 CP가 강하게 서브를 넣으면.
“손 피디님. 이러깁니까? 손 피디님 이렇게 의리 없는 분인 줄 몰랐네요!” 상대편도 놓치지 않고 세게 받아 냈다. “그렇다는뎁쇼?” “뎁쇼는 무슨 뎁쇼야. 그럼 그쪽에서도 PPL 하나 떡하니 받아 오라고 해!” 구 CP가 또다시 스매시를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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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손 피디가 반대편으로 가면.
“이러시는데요?”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무래도 제작비가 충분한 게 작품에도 도움이 되고….” “어? 손 피디님까지? 정 돈 가지고 이렇게 나오시면 저희 그냥 남주도 하차시켜요?” 상대도 죽어라 강하게 후려쳤다.
“형, 양쪽에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좀 심한 것 같은데. 형만 죽어나고.” “이제는 감정싸움이 된 것 같아. 왜 말 안 들어주냐 빈정이 상해 버린 거지.” “…이러다가 정말로 엎어지는 거 아니에요?” “아잇! 너까지 재수 없는 소리 할 거야? 어떻게 얻은 기횐데.” 신입 피디의 입봉이 어려운 MBS에서 기회를 잡은 것만도 감지덕지였다.
더구나 김재윤이 알아서 사라져 주었으니 이제 작품만 잘하면 된다고 기분이 좋았었는데.
풀썩.
그는 책상 위로 머리를 감싸 쥐며 엎어졌다가.
“끄으으….” 신음과 함께 또 몸을 일으켰다가를 거듭.
“형, 머리는 너무 잡지 말아요. 잘못하면 머리카락 빠져요.” “아아, 맞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안 되지. 어?” “네? 마지막에 어, 는 뭐예요?” 손정환은 기억해 냈다.
“내 머리카락을 수호해 주겠다고 한 사람이 있었는데.” “예? 신약 광고라도 봤어요?” “신약. 지난번 효과는 신약보다 더했지.” 구은우.
기대진 작가를 데려와 자신의 머리카락이 제자리에 있도록 만들어 준 사람.
구은우 대표라면 좋은 수가 있을 것이다.
허둥지둥 폰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예, 구 대표님. 다름이 아니라….” 손 피디는 며칠 사이의 고생을 구 대표에게 고해바쳤다.
마지막에는 찔끔 눈물이 나올 지경.
“크흡, 그렇게 된 것입니다.” – 흐음. 저는 J 엔터보다는 주연 배우 쪽인 대세 엑터스랑 일하는 게 더 나은데 말이죠. “J 엔터랑 사이가 안 좋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그럼 세이프파워볼 지금이라도 구 대표님이 CP님한테….” – 아뇨. 제가 제작하는 것도 아닌데 이 어지러운 판에 끼어들 수는 없죠.
“대세 엑터스 도진우도 실력은 괜찮습니다.” – 그런가요?
“네. J 엔터의 조영인은 사실 실력 그다지…. 그래서 PPL을 끼고 오는 것 같습니다.” – 그래요?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네요.
“네에. 헌데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잠시의 고민 후.

도진우가 실력이 좋다면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확실한 방법?” – 지금 양쪽 모두 물러서기 애매한 데까지 와 버린 게 문제잖아요. 여기서는 물러서는 쪽이 자존심을 구길 수밖에 없으니.
“맞습니다.” – 그럼 물러설 명분을 주면 되죠.
“물러설 명분?” 구 대표는 명쾌한 답을 제시했다.

연기 대결입니다.
“연기 대결….” – 배우들의 연기 대결로 결정하자고 하세요. 긴급 투입이니 연기가 되는 쪽을 쓰겠다고 하면 충분한 명분이 되죠.
“과연.” – 그럼 그다음부터는 각 소속사와 배우들 몫입니다. 피디님은 쏙 빠지시면 돼요.
“오오, 내 머리….” – 네?
“아, 아뇨.” 손정환은 입 밖에 낼 뻔한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내 머리카락의 수호자여.

* * 손 피디한테는 쉽게 이야기했지만.
그는 내가 제안한 연기 대결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 뒤로도 진땀을 뺐다.
하지만. 드라마 안 찍을 건가.
시일이 임박했으니 다들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바로 오늘이 연기 대결의 날이었다.
어디 다른 회사 젊은 배우들 실력 좀 볼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MBS를 방문했다.
그리고 회의실에 들어가기 직전.
낯익은 얼굴을 만났다.
“이야, 이거 구 대표님 아닙니까아?” 껄렁거리기는.
J 엔터의 우천석 이사.
커다란 덩치에 건들거리는 몸짓.
그다지 질이 좋지 않다는 평이 자자한 녀석이었다.
“이번에는 일 한번 같이하겠습니다? 기분 좋네요. 우리 회장님 친구분하고 일을 같이하고.” 우천석이 나와 장재열의 관계를 모를 리 없고.


일부러 저런 말을 한다는 건데.
뻔한 도발이군.
“연기 대결에서 이겨야 일을 같이하지?” 나는 장재열이 하듯이 그에게 반말을 썼다. 예상대로 움칫하는 게 느껴진다. 분명 나이는 나와 장재열보다 위일 텐데.
“쓰읍. 말이 좀 짧습니다? 제가 우리 회장님한테야 부하 직원이지. 구 대표님한테는 그냥 남인데.” 나는 우천석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주인님 친구라매. 그럼 주인님처럼 모셔야지.” “뭐어?” “어디 지네 사장한테는 고개도 못 드는 놈이 나한테 엉겨 붙어. 얼른 회의실로 들어가기나 해.” 우천석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한 대 치겠네. 세이프파워볼
내가 순순히 맞아 주지도 않을 테지만.
만약 그런 짓을 했다가는 J 엔터에는 연기 대결이고 나발이고 없을 것이다.
단순 무식해 보이는 우천석도 그 정도는 파악이 된 듯.
“보쇼. 우리 조영인이가 이길 테니까.” 하면서 들어가 버렸다.
흠, 폭발했으면 재미있었을 텐데.
그래도 저 정도 조절은 하니까 이사 노릇을 하는군.
그런데.
배우가 밖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설마 나 도발하려고 계속 서서 기다린 거야?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회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ㄷ형으로 책상이 배치되어, 가운데에는 구대수 CP, 손정환 피디, 기대진 작가가 심사 위원 격으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양쪽으로 J 엔터의 우천석과 조영인, 대세 액터스의 처음 보는 팀장 한 명과 도진우가 앉아 있었다.
조영인이나 도진우나 이제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는 신인 배우였다. 그러니 이 배역이 탐날 수밖에.
두 배우들도 눈만 마주치면 서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나한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조영인보다는 도진우겠지.
J 엔터랑은 얽히고 싶지가 않으니까.
연기력도 도진우가 조영인보다 낫다고 했다.
난 조용히 심사 위원들 뒤쪽 벽에 놓인 의자에 가서 앉았다. 회의실 안에는 이렇게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었고, AD 등의 관계자들이 앉아 있었다.
“커흠. 시작합시다.” 구 CP가 대결의 막을 열었다.
오늘 장면은 강대한과 이샛별이 한밤의 학교에 숨어드는 장면이다.
키도 크고 여러 운동들도 두루 잘하는 스포츠맨 강대한이지만 이런 일에서는 겁이 많다는 설정.
따라서 그 갭을 잘 살리면서 두려운 감정을 표현해 내는 것이 관건인데.
동전 던지기로 도진우가 먼저 연기를 시작했다.
그가 ㄷ자의 빈 곳으로 나가 심사 위원들 앞에 서자. 세이프게임
AD가 이샛별 역의 대사를 국어책 읽듯이 쳐 주었다.
“강대한, 왜 자꾸 붙어? 좀 떨어져서 걸어.” “내, 내가 뭘!” 강대한이 일부러 크게 목소리를 낸다.
그러면서도 강대한은 이샛별에게 잔뜩 붙어서 뒤에서 걸어간다.
“아이 참. 왜 이래?” 단순한 샛별은 눈치채지 못하지만 강대한의 손은 덜덜 떨려 오고 있다. 이름과는 달리 사실은 겁이 많은 편. 특히나 어둠에는 쥐약이다.
“대한이 너 왜 아까부터 말이 없어?” “나 과묵한데?” “너답지 않은데?” “뭐가.” 도진우가 선택한 강대한 표현법은 경직되고 큰 목소리와.


역시나 굳어 있는 몸동작이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여전히 샛별 뒤.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앞장설게. 걱정 말고 앞으로 가. 샛별아.” 쾅.
AD가 발을 굴러 텅 빈 교실 문이 열리는 소리를 만들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달려 나가는 대한. 발이 꼬여 바닥에 널브러진다.
“난 괜찮아, 잠깐 앉았다 일어났다 운동하는 거였어.” “좋아, 거기까지. 잘 봤어요.” 구대수 CP가 컷을 외쳤다. 어라……. 살짝?
너무 경직된 모습만 보여 주니 외려 밋밋하다. 더구나 너무 큰 목소리가 한밤의 학교에 잠입한다는 상황과도 안 어울리고.
도진우 본인도 뭔가 마음에 안 드는지 입술을 씹는다.
그래, 스스로 알면 앞으로 고쳐 나갈 수 있으니까.
“그럼 이번에는 영인 씨 한번 볼까.” 다음은 J 엔터의 조영인.
“강대한, 왜 자꾸 붙어? 좀 떨어져서 걸어.” “내, 내가 뭘!” 허? 생각보다 하는데?
도진우와 톤이 아예 다르다.
이건 코믹 톤?
“대한이 너 왜 아까부터 말이 없어?” “나 과묵한데?” “너답지 않은데?” “뭐가.” 그 톤으로 AD의 대사가 끝나자마자 바짝 따라서 대사를 친다.
그랬더니 분위기가 훨씬 밝아진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오픈홀덤
이 <사립 성학 고등학교 탐정단>은 미스터리가 핵심이기는 하지만, 여러 장면에서 가벼운 학교 일상을 보여 준다.
작품 전체 분위기를 고려한 대사 처리.
“자, 그럼 우리 셋이 의논을 좀 하고 연락을….” 하지만 이미 승부가 나 버렸다.
조영인이 잘해 버리고 말았다.
우천석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복잡하게 나중에 연락 주실 게 뭐 있습니까. 결정이 난 것 같은데요.” 그가 도진우를 보면서 조롱의 미소를 지었다. 젊은 배우의 얼굴이 피가 몰려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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