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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실장에게 사람을 붙여 자춘수를 감시할 것을 부탁했다. 그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고, 구 실장이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도 궁금했다.
4%의 주식을 보유한 자춘수. 그가 제주도 호텔을 두고 많은 주식을 보유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만약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다면 그는 무엇을 얻으려고 할까?
보름 동안 천혜향과 한나봉을 데리고 거래처를 다녔고, 새로운 판매처를 뚫는 과정도 함께 했다. 첫 만남에서 중요한 점, 협상의 기술, 계약 시 유의점 등을 설명하면서 그들을 계속 교육했다. 천혜향은 매우 진지했고, 한나봉의 습득 속도도 빨랐다. 그들이 열의를 가지고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 나 또한 많이 가르쳐주고 싶었다.
오늘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집에 도착했을 때는 깜깜한 어둠이 짙게 내린 후였다.
“오늘도 많이 늦었네.” 거실에서 사과를 먹던 새미가 나를 흘낏 봤다.
“엄마는?” “자.” 실시간파워볼
“콘서트 한다며?” “바쁘더라도 소식은 듣네.” “가을이라 분위기 좋겠다. 오빠는 뭐 특별 대우 없어?” “표 사서 와. 나도 돈 많이 벌고 싶어.” “냉정하네.” “가격이 얼마나 한다고. 있는 사람이 더 하다니까.” 새미는 입술을 샐쭉 내밀며 불만을 표시했다.
“수연이는 임신 소식 없니?” “아직은. 회사가 안정되면 그때 아기를 가지려나 봐.” “그렇구나.” 나는 방으로 들어가서 씻는 걸 잠시 미룬 채 컴퓨터를 켰다. 상혁이의 컴퓨터를 틈틈이 훑어봤지만, 파일이 너무 많아서 아직은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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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D 드라이브를 열었다. 많은 폴더가 쭉 나열되어 있었는데, 영어와 한글 제목이 절반 정도였다. 스크롤을 쭉 내리다가 눈에 확 띄는 글자에 멈췄다.
「양평」
양평.

왜 폴더 이름을 양평으로 했을까?
양평은 나와 상혁이의 공동 공간이었다. 혹시 TJ 캐피탈이 양평 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일까?
폴더를 클릭하자 A부터 Z까지 알파벳이 적힌 폴더가 보여다. 다시 순서대로 폴더 안으로 들어가자 숫자로 적힌 문서가 보였다. 1을 클릭하자 어린 시절의 일기가 적혔다. 순서대로 읽어가던 중 20에서 중학교 내용이 이어졌다. 내 이름이 많이 나왔다.
상혁이가 나를 특별하게 생각했던 건 맞았다. 글을 읽고 있으면 얘가 나를 이렇게 많이 걱정했었나 싶을 정도로 나를 응원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리고.
어랏. 파워볼실시간
F 폴더에서 갑자기 S 문서가 보였다.
숫자에서 갑자기 알파벳으로 바꾼 이유는 뭘까?
S는 Secret의 약자일까?
클릭하자 암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나왔다. 유독, 이 문서에만 비밀번호를 건 이유는 뭘까?
아무거나 치다가 문서가 파괴될 수도 있어 창을 닫았다. 어쩌면 여기에 비밀이 숨겨있는지도 모른다.
상혁이 누나를 만나야 했다.


청소를 막 끝낸 지 상혁이 집은 깨끗했다. 상혁이 누나는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 가요?” “엄마 기일이라 다녀오려고.” “납골당으로 옮겼다고 들었는데, 어디에요?” “성남이야.” “같이 갈까요?” “아니야. 오늘은 혼자 가고 싶어.”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그녀의 마음을 알았다. 어머니 기일을 앞두고 상혁이는 누나에게 전화했다. 오래 통화하지 못했지만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그녀는 전했다. 상혁이는 통신이 열악한 곳이라 전화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했다.
나는 여전히 의심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전화를 일찍 끊은 것도 그렇고, 나에게 전화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금의 틈만 있더라도 나에게 전화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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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상황이 좋지 않은 건 확실했다.
나는 궁금한 걸 물었다. 실시간파워볼
“누나, 혹시 상혁이와 통화했을 때 다른 말 없었어요?” “짧게 통화했어. 통신이 자꾸 끊긴다고 해서 오래 얘기하지 않았어.” “문맥에 맞지 않는 단어 같은 거는 들어보지 못했어요?” “글쎄…….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은데.” “누나, 혹시 다음에 전화 오면 상혁이에게 양평이라는 말을 해봐요.” “양평? 그건 뭐야?” “제가 궁금한 게 있어서 그래요. 제게 전화하면 물어볼 텐데, 제게는 전화를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 알았어.” 나는 혼자 가려는 그녀가 걱정됐다. 전보다 살이 오른 것 같아서 마음이 놓였지만 성남까지 버스를 타고 가려면 몇 번을 갈아타야 하기에 번거로웠다.
“누나, 저랑 같이 가요. 저 시간 많아요.” “됐어. 혼자 갈 수 있어.” “버스를 몇 번이나 갈아타야 할 텐데요?” “전에도 잘 다녔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부담 갖지 않아도 돼요. 오늘 일은 오후부터 있어서 시간이 비어요.” 그때 현관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누나.”
단번에 재구인 걸 알았다.
“들어와. 율무도 있어.” 현관문이 열리고 재구가 손에 검은 봉지를 들고 들어왔다.
“뭐냐?”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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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재구가 가끔 반찬 가지고 와. 너희들 덕분에 내가 힘이 난다. 상혁이가 좋은 친구를 뒀어.” “야! 너는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이러냐?” “반찬 갖다 주는 거 뭐 대수라고.” “뭔데?”
“장조림이랑 파김치, 멸치, 낙지볶음. 대충 그래.” 어쩌면 상혁이 누나가 살이 오른 게 재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고마웠지만 일부러 툴툴댔다.
“착한 일은 혼자서 다 맡아서 하네.” “엄마가 해줬어.” “장하다. 이재구!” “기분이 좋지는 않네.” 재구는 반찬을 꺼내 익숙하게 냉장고를 열었다.
“누나, 파김치는 이틀 정도 실온에 놓은 후에 드세요.” “응. 고마워.” “이제 집으로 갈 거냐?” “그러려고. 왜?” “누나, 납골당에 가니까 네가 모셔라. 성남이야.” “누나, 납골당에 가요?” “혼자 가도 돼.” 재구는 나를 쳐다봤다. 내가 눈짓을 하자 바로 이해했다. 함께 한 시간이 많으니 서로 눈빛만 봐도 어떤 행동이 필요한지 대충 짐작했다.
“누나, 저랑 같이 가요.” “괜찮아.” “저도 아줌마에게 인사해야죠. 율무는 전에 갔었는데 저만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않아서 마음에 걸렸거든요. 같이 가요.” “그래요. 오늘은 재구가 맛있는 것도 사줄 거니까 이 기회를 이용해요.” “제가 잘하는 두붓집 아는 곳 있거든요. 두부 전골이 아주 끝내줘요.” “괜찮은데…….” “동생 친구는 이럴 때 사용하라고 있는 겁니다. 빨리 가죠.” 나는 상혁이 누나의 팔짱을 끼고 강제로 재구의 차에 태웠다.
“번번이 신세만 지네.” “상혁이가 해준 게 있으니까 돌려받는 거예요. 재구야, 출발!” “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재구는 나에게 경례를 하고, 천천히 골목을 벗어났다.
재구 이 자식. 의리가 넘치는 녀석이다.

피고인의 나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고, 이 사건 공판 과정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와 법률에 정해진 법정형을 고려하여 판결을 선고하도록 하겠습니다. 피고인을 징역 8년 및 벌금 15억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만약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경우 1년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방청석에서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로투스홀짝
나는 제일 뒷자리에서 고개를 푹 숙인 민용기를 보고 바로 나왔다. 검사가 15년을 구형했기 때문에 실형을 피할 수 없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그러나 8년 형이나 받을 건 예상하지 못했다. 50억 원의 뇌물과 200억 원의 횡령이 추가됐다고 하더라도 형평에 맞지 않았다. N 그룹 회장은 열 배가 넘는 돈을 뇌물로 주고 횡령했어도 고작 3년 형이었다.
민창욱 회장의 부재가 TJ 그룹을 끝없는 나락으로 이끈 셈이다.
사무실로 들어갈까, 기다렸다가 민유진을 만나고 갈까 고민하는데 뛰어오는 미애를 발견했다.
찢어진 청바지에 청재킷이 활기차게 보였다.
“늦었네. 어떻게 됐어?” “8년 형이야.” “8년이나? 세게 나왔네. 시범 케이스로 제대로 잡혔구나.” “너, 언제 시간 돼?” “왜?”
“얘기할 게 있어서.” “뭐지?”
미애는 얼굴을 삐뚜름하게 숙이고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의심스러운데. TJ에 관심이 너무 지나쳐.” “너, 취재하러 온 거 아니야?” “맞다. 검사 만나러 가야 해. 항소할 분위기거든.” “항소?”
“10년 형 이하 나오면 항소한다는 분위기가 있어. 3차장이 보통이 아니거든. 내가 연락할게.” 미애는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검찰이 항소하다니. 이렇게 되면 오히려 민용기의 항소가 괘씸죄로 더 높은 형량을 받을 수 있었다. 더욱이 민중기가 또 다른 카드를 내밀게 된다면 민용기는 빛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형님.”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자 어두운 얼굴의 민유필이 다가왔다. 뒤에는 민유진과 한 여사, 정 차장의 모습도 보였다.
“언제 오셨어요?” “결과보고 바로 나왔어.” 오픈홀덤 “네.”
역시 한 여사가 나를 보는 눈빛은 너무나 차가워서 엉덩이에 얼음을 넣은 기분이었다. 옆에 있는 정 차장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나도 머리를 깊이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사업은 잘되십니까?” “덕분에 잘 되고 있습니다.” “TJ 건설로 오신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어려운 결정을 하셨네요.” “어렵게 했으니 열심히 해야죠.” “정 차장! 가자.” 한 여사가 냉기를 뿜자 정 차장은 그녀를 따라갔다. 민유진이 내 소매를 잡고 말했다.
“너무 신경 쓰지 마. 신경이 날카로워서 그래.” “괜찮아.” 나는 그녀 손가락에 낀 반지를 확인했다.
“밥 먹으러 가자. 밥을 먹어야 머리가 돌아가지.” “응.”
나는 민유진, 민유필과 함께 가까운 식당으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라 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자리에 앉자마자 민유진은 투덜거렸다.
“어떻게 8년이나 줄 수가 있어?” “의지가 확고한 것 같아.” “어머니가 가동할 수 있는 채널을 다 이용했는데도 결과가 참담하네요.” “처음부터 15년을 구형했으니까 이 정도도 나쁘지 않은 결과지. 검사 쪽에서 항소한다는 얘기가 있어.” “검찰이 항소를? 그러면 형량이 늘어날 수도 있는 거야?” 민유진은 불안함과 초조함 그 이상을 넘어 떨고 있었다.
“그렇게 몰고 가려는 분위기야.” “형님, 그러면 어떡하죠? 우리가 항소를 포기해야 할까요?” “그런다고 바뀌는 건 없어. 검찰이 마음먹은 이상 그들의 뜻대로 갈 거야. 증거를 반박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왜, 우리에게만 가혹하냐고! 우리보다 더한 회장도 이렇게 형량을 많이 받지는 않았잖아! 사장님아,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 “이제는 이름을 불러. 회사에서 만날 일은 없잖아.” “알았어.” “먼저 밥 먹자.” 나는 식사를 주문했다. 되도록 재판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현실을 직시하면 희망은 없었다. 반성문을 계속 써서 형기를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운이 좋으면 경제인 사면을 기대할 수도 있을 테지만 지금의 TJ 상황으로는 요원한 얘기였다.
식사가 끝나자 나는 민유진을 보고 물었다. “이모부는 어때?” “그것도 걱정이야.” 그녀는 한숨을 푹 쉬었다. 민유필이 말을 대신했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정기 인사 때 자기 사람을 심을 거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과장, 부장급은 물갈이될 것 같습니다.” “사장님과는 상의했대?” “그게 아니니까 어머니도 흥분했어요. 자매 인연까지 끊을 위기입니다.” “하나둘씩 이빨을 드러내는구나.” “형님은 언제 오시죠?” “2월 말에 들어갈 거야. 너는 언제 들어가니?” “저는 다음 주부터 나갑니다.” “전략기획실이라고 했지?” “네.”
나는 머릿속에 내 편을 생각했다. 구 실장, 민유필. 정 차장은 아직 모르겠다. 민유진은 호텔에 집중해야 하니 TJ 건설과는 무관했다.
사업부장으로 들어가니 사장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일을 추진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 절대 작은 자리는 아니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고, 어떤 작전을 쓸까?
제일 중요한 건 내 편을 만드는 것이다. 세이프게임
“유필아, 내 얘기 잘 들어.” “네.”
“전략기획실에 들어가면 예산관리팀 팀장을 반드시 네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예산관리팀장요? 네.” “우리는 여기서부터 출발할 거야. 네 역할이 중요해.” 민유필의 눈에 총기가 발현됐다. 힘든 싸움이 될 것이지만 내 편을 조금만 늘릴 수 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싸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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